요즘 AI가 코딩을 너무 잘해준다는 소문을 듣고 AI 코딩 툴(에이전트) 중 하나인 클로드 코드(Claude Code)의 Pro 플랜을 결제해서 사용해봤습니다.
제가 했으면 익숙하지 않아서 며칠은 걸릴 코드를 화면과 백엔드까지 단 두 시간 만에 뚝딱 만들어냈습니다. 퀄리티도 나쁘지 않았고, 버그가 있을 때 상황을 설명하고 해결해 달라고 요청하면 찰떡같이 잘 알아듣고 고쳐주어서 원하는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었어요. 물론 실수할 때도 있지만 그걸 감안해도 충분히 놀라운 수준이었습니다. 이제는 정말 AI와 협력하지 않는 사람은 도태되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신입사원이 사라진다고요?
코드 작성, 테스트, 코드리뷰, PR 작성까지 가능한 AI를 보며 “이제 신입사원은 필요 없다”는 말이 나오는 건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에요. 실제로 숫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글로벌 HR 플랫폼 딜(Deel)이 IDC에 의뢰한 ‘AI at Work’ 조사에 따르면, 22개국 5,500명의 비즈니스 리더를 대상으로 한 결과 전 세계 기업의 66%가 향후 3년간 초급 인력 채용을 줄일 계획이며, 이미 91%는 AI로 인한 직무 변화가 진행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빅테크도 예외가 아닙니다. 아마존은 2025년 10월 사상 최대 규모인 본사 인력 최대 3만 명 감원을 단행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같은 해 AI 중심 조직 재편을 이유로 약 6,000명을 감원했습니다. 코드 작성, 화면 설계, 기초 분석처럼 자동화가 빠른 영역부터 차례로 바뀌고 있어요.
그래도 사람은 필요하다
솔직히 저도 클로드 코드를 사용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다 나도 필요 없어지는 거 아냐? 너무 잘하잖아?’
클로드 코드는 제대로 지시 받은 일은 정말 잘 해냅니다.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건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이 기능이 왜 필요한지”, “이 구조가 6개월 뒤에도 유지보수 가능한지”, “지금 이 선택이 팀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런 판단은 AI가 대신해줄 수 없습니다.
데이터도 이를 보여줍니다. 포레스터 보고서에 따르면 AI를 이유로 인력을 감축한 기업의 55%가 그 결정을 후회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을 너무 빨리 걷어냈다가 정작 필요한 판단력과 방향성을 잃어버린 겁니다. 성급한 감원이 오히려 회사의 미래를 이끌 핵심 인재를 잃는 결과로 이어진 셈입니다.
그들이 사라진다
제가 내린 결론은 이겁니다. 신입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AI 없이 일하는 사람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AI를 잘 다루는 주니어가 AI를 모르는 시니어를 앞서는 시대가 이미 시작됐습니다.
AWS 리인벤트 2025에서 한 AI 기업 경영진은 “작업을 잘 실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작업을 실행하는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 승진한다”고 말했습니다.
도구가 바뀌면 일하는 방식도 바뀌어야 해요.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AI를 무기로 삼고, 누군가는 아직 망설이고 있습니다. 저도 그랬어요. 처음엔 두 가지가 걸렸거든요. “AI가 짜준 코드를 내가 믿어도 되나?” 그리고 “이거 쓰다 보면 내 실력이 녹아내리는 거 아닐까?”
이 망설임은 저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Stack Overflow 조사에서 AI 도구를 쓰는 개발자들이 꼽은 가장 큰 장벽 1위가 “결과물을 신뢰할 수 없다(66%)”였습니다. 무작정 거부하는 게 아니라, 합리적인 이유로 머뭇거리고 있는 거예요. 저도 그랬고요.
근데 막상 클로드 코드를 직접 사용해 보고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영역에서 AI가 문제를 풀어내는 방식을 보면서 오히려 배우게 되더라고요. 내가 모르는 패턴, 내가 안 써본 접근법을 코드로 바로 보여주니까요. 아이디어를 빠르게 코드로 만들어서 테스트해볼 수 있다는 것도 생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예전엔 ‘이게 될까?’, ‘이렇게 한 번 해보면 좋겠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겠는데?’ 고민하는 데 시간을 썼다면, 이제는 AI에게 지시하고, 작성해준 코드를 돌려보고 판단합니다. 그리고 결과가 맘에 안 들면 잘못된 부분을 딱 집어서 수정 요청하면 돼요. 그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걸 경험하면서 AI와 어떻게 협업 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AI와 원활하게 소통하며 제대로 협업 하기 위해서는 정확하게 지시하고, AI가 작성한 코드로부터 배우고, 모르는 것을 질문하고, 결과물을 판단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끌고 가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마치며
AI는 우리의 적이 아닙니다.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AI를 외면하고 멀리하게 되면, 그 자리는 AI를 잘 쓰는 다른 누군가가 채우게 됩니다. 지금은 아이디어를 직접 빠르게 구현해내는 것보다 AI와 함께 더 잘 생각하는 법을 익혀야 할 때입니다. AI 코딩 에이전트의 등장으로 인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지만, 방향을 잘 잡고 뒤처지지 않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이 시대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조금 못 미덥더라도 평소에 직접 했던 코드 작성 업무를 AI에게 맡겨보세요. AI에게 지시하고 질문하고 피드백을 주는 경험을 쌓다 보면, AI와 협업 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생산성 차이를 실감하게 될 겁니다.
